노코드 플랫폼 확장 전략-다국어 기반 해외 로컬 여행
지역에서 만든 콘텐츠가 글로벌로 확장될 수 있을까?
로컬 여행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깊이 있는 정보와 현장감이다. 운영자가 직접 발로 뛰며 경험한 여행 코스, 맛집 리스트, 분위기 좋은 카페와 골목의 감도 있는 풍경들은 대규모 플랫폼이 쉽게 제공하지 못하는 진정성과 차별점을 가진다. 그런데 이렇게 공들여 만든 로컬 콘텐츠는 의외로 해외 사용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려고 해도, 대부분의 플랫폼은 지나치게 상업적이거나 관광객 중심 콘텐츠에 한정된다. 실질적이고 믿을 수 있는 현지 정보에 대한 갈증은 크지만, 한국어라는 언어 장벽이 이 콘텐츠들을 쉽게 접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미 잘 만들어진 로컬 콘텐츠가 다국어로 제공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강력한 차별점이 된다.
하지만, 언어를 바꾸는 일은 단순한 번역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국어 기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 구조를 새롭게 조정하고, 사용자 경험을 각 언어별로 설계하며, 수익 구조 역시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 맞춰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노코드 도구를 활용해, 기존 국내용 로컬 여행 콘텐츠를 다국어 기반으로 확장하고, 해외 사용자 대상으로 수익화하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웹사이트 구조부터 다국어 대응으로 준비하자
다국어로 운영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설계할 부분은 웹사이트의 구조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언어별로 별도의 페이지를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어는 kor.travelplatform.com, 영어는 en.travelplatform.com, 일본어는 jp.travelplatform.com처럼 각각 다른 서브 도메인을 운영하면서 언어별 콘텐츠를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콘텐츠 양이 많지 않을 경우 비교적 간편하게 운영 가능하며, 검색 최적화(SEO) 측면에서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하나의 사이트 내에서 사용자가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구조도 있다. 사용자가 사이트 우측 상단의 언어 선택 버튼을 눌러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선택하면 페이지 내 콘텐츠가 해당 언어로 자동 전환되는 방식이다. Webflow나 Softr, Typedream 같은 노코드 웹사이트 빌더들은 이런 다국어 전환 기능을 매우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Notion 기반 콘텐츠를 운영하는 경우라면, 페이지 내에 언어별로 구역을 나누는 방식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하나의 콘텐츠 페이지 안에서 [EN], [JP], [CH]와 같이 언어별 섹션을 나눠 각기 다른 언어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간단한 콘텐츠에서는 유효하지만, 콘텐츠가 많아지면 관리가 어려워지므로 중장기적으로는 별도 페이지 구조를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번역은 자동화하고, 감수는 사람이 한다
플랫폼 운영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다국어 번역 작업이다. 모든 콘텐츠를 직접 수기로 번역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효율적인 자동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가장 실용적인 접근은 자동 번역 → 인간 감수 → 문화 맞춤화의 3단계 전략이다.
우선 Notion이나 Airtable로 정리된 콘텐츠를 Google Translate API나 DeepL API와 같은 자동 번역 도구를 이용해 1차 번역한다. Make(구 Integromat)를 연동하면 수십 개의 콘텐츠도 자동으로 언어별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어 초기 작업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이후엔 문법적 오류나 문맥상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사람이 직접 수정한다. 간단한 영어 정도는 운영자가 직접 수정 가능하고, 일본어나 중국어처럼 복잡한 언어는 프리랜서 교정자나 AI 보조 툴(DeepL + Grammarly 조합 등)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다듬을 수 있다.
단어를 그대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콘텐츠를 이해하기 쉽게 문화적 맥락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여행자에게 야경을 추천한다면 한강의 밤 산책이 인기일 수 있지만, 외국인 방문자에게는 남산타워처럼 쉽게 설명 가능하고 명확한 랜드마크가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런 식으로 사용자의 이해 수준과 기대 맥락을 고려한 콘텐츠 현지화 작업은 단순한 번역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다.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콘텐츠 구성 전략
외국인 여행자는 한국의 지역 이름이나 장소 개념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의 구조를 조정해 사용자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지명 하나만 보더라도, ‘홍대’라는 단어는 한국인에겐 당연한 정보지만 외국인에겐 단지 생소한 글자일 뿐이다. 따라서 ‘홍대입구역 인근, 젊은 예술가와 트렌디한 카페가 모여 있는 예술 지구’라는 설명처럼 장소의 맥락과 분위기를 친절하게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콘텐츠 제목 또한 단순히 번역된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언어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와닿을 수 있도록 재구성해야 한다. 한국어로 ‘야경 감성 스폿 5선’이라고 적혀 있다면, 영어 콘텐츠에서는 ‘Top 5 Night View Spots in Seoul for First-Time Visitors’처럼 정보 중심의 명확한 제목으로 바꿔야 클릭률이 높아진다. 표현의 방식만 바꿔도 사용자 경험은 훨씬 부드러워진다.
또한 교통 정보를 콘텐츠에 포함시키는 것도 필수적이다. 단순히 장소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 역명, 이동 시간, 추천 경로와 함께 Naver 지도 링크를 포함해 콘텐츠 내에서 바로 길찾기가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텍스트보다는 이미지 중심 구성도 중요하다. Softr나 Typedream 같은 빌더를 활용하면 카드형 UI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 언어 장벽을 더욱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다국어 기반 수익화 모델 설계
언어번역 뿐 아니라 수익화 구조도 함께 설계되어야 플랫폼이 지속가능해진다. 해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결제 시스템과 수익 흐름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첫째로 디지털 콘텐츠 판매 모델은 접근성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외국인 자유 여행자들을 위한 셀프 가이드 코스 PDF, 사진 명소 지도, 인기 카페 투어 가이드북 등을 제작해 Gumroad, Payhip, Lemon Squeezy 같은 플랫폼에서 USD, JPY, EUR 등의 통화로 판매할 수 있다. 이들 플랫폼은 페이팔, 구글페이 등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므로, 구매자의 언어와 국적에 상관없이 원활한 거래가 가능하다.
둘째로는 제휴 예약 기반 수익 모델이 있다. 글로벌 여행 예약 플랫폼인 Klook, GetYourGuide, KKday 등의 파트너로 등록한 후, 콘텐츠 내부에 이들의 예약 링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보고 바로 예약을 진행하면, 운영자는 예약 건당 일정 수수료를 얻게 되는 구조다. 운영자는 별도로 예약 시스템을 관리하지 않아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셋째로는 유료 구독 기반 뉴스레터 운영이다. 예를 들어 ‘매달 한국에서 가봐야 할 3개의 새로운 여행지 소개’ 같은 주제로 영문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일정 시점부터 유료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Substack이나 Ghost와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뉴스레터를 시작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충성 독자를 확보한 디지털 미디어 형태로 성장시킬 수도 있다.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
다국어 콘텐츠 운영이 일정 수준 이상 누적되면, 단순한 여행 콘텐츠 사이트를 넘어서 하나의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역별 방문자 통계를 분석하고, 사용자의 관심 데이터를 수집하면 타깃화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수익 흐름도 더 정교해진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노마드, 교환학생, 거주 외국인 대상의 커뮤니티 운영이나, 외국인 크리에이터와의 공동 콘텐츠 제작도 고려할 수 있다. 또 언어별 콘텐츠 구조를 템플릿화해, 다른 지역 플랫폼 운영자에게 확장 가능한 협업 모델을 제안하거나, 프랜차이즈형 여행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수도 있다.
결국 콘텐츠가 지역 안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언어를 타고 사용자에게 닿으면 플랫폼은 국경을 넘게 된다. 노코드 도구의 도움으로 콘텐츠 운영 구조와 자동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면, 누구든 작게 시작한 플랫폼을 글로벌 사용자와 연결되는 수익화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